기획전 젊은 사진전
개입에의 충동
May 28 - Jun 13, 2011
이상재, 박승훈, 최세은, 김정현
초대글
계절의 절정 한가운데인 5月에 ‘젊다’는 4명의 작가들과 함께 헤이리 SunnyGallery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무수한 시대적 담론들 속에서 작가들의 재해석과 긍정적 비판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하면서 이번 전시에 마련했습니다.
Sunny Gallery 대표 한 희선
촉각적 시각의 비균질적 개입
another narrative
전시 <개입에의 충동>은 사진이 재현과 해석의 틀을 제공하는 매체로서 현실과 예술에 개입하려는 충동의 지점을 모색한다. 개입(intervention)은 주체와 객체 사이에 끼어드는 행위이다. 이것은 단순히 하나의 텍스트나 원본에 이질적인 존재를 차입하거나 빼고 덧붙이는 행위를 넘어 존재와 사물들 사이의(inter) 관계가 이미 전제되는 인식적 창조의 행위이어야 한다. 그 행위가 예술적 차원으로 '개입'되었음을 느낄 때 우리는 비로소 개입의 행위가 단순한 인위적 참조행위가 아닌 존재와 사물들의 인식적 관계망을 새롭게 짜는 실천임을 체험하는 것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명의 젊은 사진가들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과 또 다른 현실을 재현하고 각각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실험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있어 작가와 사진, 현실 사이에서 구축되는 또 다른 이야기들은 매우 비균질적인 개입을 통과한다. 이들의 개입은 작가적 지각의 과정을 통하기도 하고, 기술적 과정을 거치기도 하며, 중성적이거나 편집증적이기도 하고, 심리적이거나 인식적이기도 하다. 어떤 방식이든 그들은 '개입에의 충동'을 공유한다. 현실의 틈틈 사이를 새롭게 구축하거나 해체하는 이 충동은 '사이'의 관계를 살짝 혹은 마구 흔들고 흐트러트리며 ‘다른 이야기(another narrative)’를, 비균질적 현실을 재현하려는 작가적 충동이기도 하다.
틀을 만들기
김정현의 <일상>은 부동의 이미지들을 동적 매체로 재매개화 함으로써 일상의 단편적인 장면들이 하나의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효과를 만들고 있다. 사진에 우연적으로 포착된 이미지들은 실제로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나 인과관계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정지된 이미지에 운동이 부여되면서 외화면의 이미지들은 내화면의 이미지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앞서 포착된 인물의 행동은 내화면 속 인물의 행동의 원인과 결과로 보여지거나 카메라의 흐름을 따라 곧 출몰할 외화면에 선행하는 경험적, 인식적 요인으로 존재하면서 또 하나의 전통적 시각재현의 '프레임'인 운동-이미지이기를 멈추고 시간-이미지를 생성한다. 르포 형식의 콘텐츠에서 익숙하게 들은 음악의 사용은 기존 운동-이미지가 생산하는 내러티브의 환상을 희화화하는 전략적 층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지된 이미지들의 시간-이미지로의 생성은 사진이 실행한 '프레이밍의 연장'이라는 미학적 전략과 시각과 청각이미지의 매체적 속성에 충실한 개입만으로 새로운 현실의 내러티브를, 작가의 말대로 매우 '경미한' 그러나 고려할만한 내러티브를 생성한다.
배치하기
최세은은 <안녕하세요? 호퍼씨>에서 재현된 '회화적' 이미지에 '물질적' 오브제를 배치하는 적극적인 행동으로서의 개입을 실천하고 있다. 호퍼의 회화가 인쇄된 책 위에 놓여진 그녀의 오브제들은 작가의 다분히 심리적이고 사적인 해석적 작업의 결과로 존재하는 이질적 오브제들이지만, 그들은 이상하게도 호퍼의 그림과 분리된 현실적 오브제로 보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호퍼 그림의 일부처럼 보이는 순간은 아주 잠시다. 이 일종의 자발적인 유예는 그것이 복제된 이미지 위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드러냄으로써 잠정적으로 정지된 재현의 재현이라는 연속적 놀이를 시각화한다. 더불어 그림을 보며 펼치는 사진가의 상상은 원전인 호퍼와 동상이몽하기도 하고 동상동몽하기도 하는, 두 작가의 감성과 내러티브가 만나기도 하고, 멀찌감치 다르게 서 있기도 하는 상호소통의 개입이다.
분열하기
회화적인 재현의 이미지에 작가적 변형을 가하는 것은 이상재의 경우도 동일하다. <물방울 르네상스> 시리즈는 르네상스 시기의 회화를 물방울을 통해 투영하여 촬영하거나, 혹은 물방울을 떼어내 전환하여 재배치하는 작업니다. 작가가 주로 취하는 텍스트로서의 르네상스 시대의 초상화는 주체와 객체의 가상의 거리를 전제하였고, 주체인 작가와 객체인 대상은 이 이상적인 거리 안에서 동일하고 유일한 시선의 지점인 중심점에서 마주했다. 작가는 물방울을 만드는 편집증적인 행위를 통해 이 시선을 해체한다. 수많은 물방울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는 방향과 준거거리, 중심점까지를 상실한 파편화된 이미지일 뿐이다. 조심스레 정렬한 물방울의 이미지는 조그만 진동과 충격에도 흔들릴 위태로움을 역설적으로 극대화 시키면서 원본적 시선의 권위를 파괴하고 흐트러트린다.
직조하기
씨실과 날실이 직조된 직물의 구조에서 현실을 발견하는 박승훈은 직접 필름을 '직조'하는 개입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한다.
비분절적인 이미지를 고의적으로 분절시키고 다시 꼬고 직조하는 그의 개입은 현실과 그대로 닮아있다.
그러나 전시작
SELECTIVE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