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되지 않은

Unproccessed

Exhibition Details 

가공되지 않은 Unproccessed 

May 3 - May 28, 2023

12:00 - 18:00 월, 화 휴관


Opening Reception : Friday, Sep 12, 17:00 -


Artist 

쑨지 Soon ji

학력

C.V 쑨지 Soon Ji School of Visual Arts 뉴욕, 미국 (학부졸업) / Fine Art 학과 


주요개인전 

2023 《가제》, GS칼텍스 예울마루, 여수 

2023 《Malong Special: 자연시대 Origin》, 마롱컴퍼니, 서울 

2023 《오래된 미래》, 청주시립미술관 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2 《판타지극장》, 군위문화재단, 군위

2022 《흩어진 축》, M Gallery, 서울 

2021 《자연감각》,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20 《New Light, New Painting》, 팔마예술공간, 군산 

2019 《Life is Art》, 이상아트스페이스, 서울 

2018 《낯선 즐거움》, 서학아트갤러리, 전주 

2016 《All We Need Is Inside》, Young. W Gallery, New Jersey, USA

2015 《Gramercy Stack Art Show》, 340East Manhattan, New York, USA 


주요그룹전 

2023 《더 늦으면 안 되는 기록 : 줌 인 실크리버》, 아르코 창작의 과정 

2023 《느슨한 연대》, 청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2 《청년프로젝트 : 경계점》, EXCO , 대구

2022 《Meta-Fiction : 현실 그 너머》,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22 《미디어플랫폼》 천안시립미술관, 천안 

2022 《X와Y가 여는 미래》, 청주시립미술관, 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1 《산수와 풍경 사-이》, 전남도립미술관 분관, 곡성 

2021 《화이트옥션》, 부평아트센터, 경기 

2021 《전북청년2021》,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21 《The Great Arist》, 포스코미술관, 서울 

2021 《C-ART》,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2020년 《단원잇다》 단원미술관, 경기 

2020 《2020작가공모기획전》, 갤러리세인, 서울 

2020 《국제부산아트페어 BIAF》, BEXCO, 부산 

2019 《대숲향 그윽한 별서정원 담양》, 신세계갤러리, 광주 

2019 《제 21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전》, 단원미술관, 안산 

2017 《The 4th Annual Upstate Art Show》, Upstate Medical Center, New York 

2018 《People,s Choice Salon Show》, GreenpointGallery, Brooklyn, New York, USA 


레지던시 

2022-2023 청주시립미술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수상 및 활동 

2023 《아르코 공공예술사업》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2021 《The Great Artist》 선정, 포스코미술관, 서울 

2021 《전북청년 2021》 선정,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19 《2019 단원미술제》 단원미술상 우수상, 단원미술관, 안산 

2017 예술창작지원사업 지원금, 인천아트플렛폼, 인천 

2010 Silas H. Rhodes Award, New York, USA 


소장 

2022 전북도립미술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2019 단원미술관 soonjiart@gmail.com / intagram@soonjistudio

침묵의 봄 Silent Spring

2023 2018-2023, paintins, dimensions variable 


나는 실재의 가치보다 환상의 가치를 쫓는다. 환상은 사실 실재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또 다른 의미라든지, 그 이면으로 실재의 ‘연장’ 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실재가 되기도 하고 실재가 가진 가능성의 모습이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은 눈의 감식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어떤 특정한 상태의 층이다. 우리가 사물의 전체를 볼 수 없는 것처럼 가시성이란 언제나 비가시성을 전제한다. 이 비가시성은 잔상과 달리 원초적인 것이다. 


즉, ‘깊이’는 ‘보이지 않는 것’의 본질이다. 


암전된 공간에서 특수조명을 사용해 보여주는 회화 전시는 극장 효과를 만들어 낸다. 울트라 마린 블루색이 지배하는 공간은 관람객이 미디어아트를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이는 회화의 경계를 벗어나려는 시도이다. 이처럼 자외선 회화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외선이 초래한 효과를 보게 된다. ‘보이지 않는 영역과 형광’ 색은 자외선을 통해 가시화가 극대화되며 눈에 익은 이미지는 해체되고 재구성됨으로써 판타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판타지는 실체가 없는 공상이나 환상의 번역이 아닌 창출하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우리는 주로 주어진 상황에 의해 스스로 한계를 짓는다. 평범한 이미지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고정관념을 혼란에 빠트리고 판타지의 세계로 다가간다. 그 낯선 공간에서 이미지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 내재한 깊이를 찾는다. 판타지는 현실을 이탈하는 비현실의 존재가 아니라 이미 이미지 안에 있고 당신 안에 있는 내재성의 존재인 것이다. 



I pursue fantasy values rather than reality ones. Fantasy is actually another meaning derived from actuality or the 'extension' of reality behind the illusion. It can become reality, so it is possible for us to consider it as the possibility of existence. Fantasy is actually another meaning derived from reality or the 'extension' of reality behind it. It becomes actuality so fantasy is the possibility of existence. In the domain of the invisible, there is an invisible layer that makes visibility exists as one specific absence. As we cannot see the whole of things, visibility always presupposes invisibility. This invisibility is rather primitive than a residue that visibility has excluded. 


The 'profondeur', therefore, is the essence of the 'invisible'. 


The art exhibition employed special lighting to create a theater effect in a dark space. The space dominated by Ultra-Marine Blue constitutes the illusion that makes visitors regard it as if they appreciate media art. It is an attempt to escape the boundaries of painting. Likewise, ultraviolet- painting has an effect that we cannot perceive with our bare eyes. Through ultraviolet rays, the "invisible area and fluorescence color” maximizes visualization. Deconstructing the familiar images, ultraviolet rays reconstruct them to create a fantasy effect. Fantasy refers to an intended supernatural and unrealistic situation, not a translation of fantasy or fantasy without substance. We primarily constrain ourselves by a given situation. As ordinary images get new possibilities, it confuses our stereotypes. It approaches the world of fantasy. In that unfamiliar space, we can find the depth inherent in the invisible place through the image. Fantasy is not a non-real existence that deviates from reality, but a presence of inmanencia that is previously in the image and in you.      


SELECTIVE WORKS

깊은 어둠에 더 빛나는 소우주 ●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보고 온 이가 내게 조언했다. 그 땅을 밟는 순간 자기 앞에 놓이는, 수많은 오로라 관람을 위한 여행사와 가이드 중 가장 비싼 것을 고르라고 말이다. ‘이렇게까지 투자해야 하나’ 망설임이 들더라도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된다고 강조한다. 자연이 선사하는 가장 마법 같은 풍경 오로라를 보기 위해 어떤 이는 온종일을 투자하고 또 어떤 이는 타국에서의 일주일을 꼬박 바치기도 한다. 가이드 선택에 따라 고급 벤부터 승합차까지 다양한 이동수단에 배치되고 나면 그 이후엔 주체적으로 애쓸 것이 없다. 오로라를 염원하는 히치하이커들을 태운 차는 일단 현란한 도시를 벗어나 더 어둡고 깜깜한 평야를 향해 내달리고, 숙련된 오로라 사냥꾼인 가이드는 한 손에 쥔 GPS를 따라 동과 서를 가로지른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 빛의 파노라마를 뿜는 쑨지의 그림에서 오로라를 떠올린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타 그림들에 부여되던 자연광과 조명에는 그 존재를 감추다가 자외선을 비추면 가시화가 극대 되는 쑨지의 그림은 실재와 환영,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허술하게 만든다. 기존의 회화가 가시성의 영역을 운용한다면, 그의 회화는 비가시적이던 것을 가시적으로 만들어 의도된 행위와 실제의 조작이 대응토록 한다. 이때 그가 사용하는 것이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이다. 쑨지는 자외선을 대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매개로 삼아, 우리에게 지극히 뻔한 감각을 벗어난 낯선 세계를 만들어 제시하며, 너무 깊이 있어 쉬이 인식하지 못하던 것들을 끌어낸다. 인간 삶의 본질을 닮은 빛은 내외적 희망을 담는다. 고난과 아픔을 향해 내미는 치유의 손길 하나하나가 빛이랄 수 있으며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난 후 가장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것 역시 빛이다. 역사 아래 존재하는 많은 그림이 기원과 염원을 담아 새로운 생명을 꿈꿨다는 점에서 빛이라는 공통된 아우라를 지니며 현존하는 시공 어디를 걷더라도 빛없는 공간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것은 우리에게 다양한 의미와 메시지의 총체로 다가온다.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 또한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데 있어 그 어떤 것보다 쉽고 순수하게 그리고 본능적으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인데,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별적 창의성이 그 무엇보다 인정받는 지금에서도 예술은 우리 인간과 삶의 관계에 있어 긍정성을 담보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이 곧 빛과 같을 수 있는데 쑨지는 바로 이 명제에 주목했다. 사실, 물질적인 빛은 예술에서 그 쓰임이 명료했다. 화가들은 그림 속에 빛을 그려 넣고 만들었다. 동굴 벽에 기원과 염원을 담았던 무명의 화가들부터 추상적인 빛을 실증적으로 해석하려 했던 중세 미술가들, 현실과 자연의 빛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활용한 바로크 미술, 빛에 색을 적신 인상파들은 물론 근현대 미술을 수놓은 각양각색의 테크놀로지아티스트까지 빛에 대한 화가들의 관심은 뚜렷했다. 여기에 쑨지는 보다 능동적으로 빛을 활용하고 있다. 그는 단지 화가에 머물지 않고 공간연출가로서 붓과 물감이 아닌 광선으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갖춰진 범위를 캔버스 삼아 빛의 향연을 펼친다. 한편 조명 아래 가만히 놓인 회화가 자연광의 깊이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듯 쑨지 그림의 톤과 뉘앙스를 변화시키는 요소 또한 존재한다. 어둠 속에 놓은 회화와 조명, 소리 이 세 가지가 쑨지 작품의 구성이다. 시각, 청각 등 여러 감각은 어둠에서 더 자극적이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림의 밝고 어두운 차이는 그림이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고 발광하는 빛의 잔상은 그림이 움직이는 듯 착시를 일으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시각적으로 어두운 곳에 있다가 환한 태양을 볼 때 눈이 서서히 밝음에 적응해가고, 환한 가시성에 적응된 눈이 순간적으로 불을 끄면 아무것도 안 보이다 서서히 제 기능을 하는 것처럼 쑨지의 작업은 어두운 곳으로 입장하는 순간 제 모습이 다 인식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보인다. 동공의 변화를 거친 후 감각되는 그림들은 오래 볼수록 점점 선명해지는 까닭에 관람객은 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에 따라 처음, 중간, 끝 모두 다른 분위기를 경험한다. 그런가 하면 청각은 시각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므로 작가가 고안한 사운드는 그림과 공간을 감상하는 것에 더해 다른 상상의 공간, 세계를 떠올리도록 이끈다. 


그가 캔버스에 그려 넣는 중심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자연을 그린다. 자연과 사람은 과연 어떤 관계를 지니는지 왜 서로 작용하며 공동체로 인식돼야 하는가를 작품을 통해 피력하는 작가는 단순한 풍경을 넘는 자연을 담는다. ‘인적이 드문 더 자연적인 자연, 자연이 담고 있는 에너지, 자연이 지닌 원초적이고 본질적 성질, 보이지 않는 자연의 에너지’를 그림으로써 인간에게 얼마나 자연이 숭고한지를 털어놓고 말하는 것이다. 미래로 갈수록 자연과 사람의 관계가 더욱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까닭에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관찰의 목적으로 쑨지는 그림을 그린다. 자연이 가지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가지는 힘, 과거 혹은 미래의 인류 문제 등에 예의 집중한 채 말이다.


쑨지의 작품은 그것을 처음 보는 사람에겐 지극히 강렬한 자극과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작업을 충분히 만끽했고 여러 번 본 사람이라면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기 힘들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딜레마는 모든 창작자의 숙제이다. 하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익히 아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기 위해 다음의 철학을 바탕으로 여러 시도를 기울인다. “우리는 낯섦과 익숙함의 감정을 반복하며 새로운 것은 곧 익숙해진다. 일반화된 자극적이고 화려한 그림이 아닌, 그림마다 다양한 색과 빛의 관계와 감정, 콘셉트를 담아내는 것이 창작이다. 회화가 그저 화려함과 강렬함만 쫓지 않고 빛, 물감, 색에 따라 계속 다르게 표현되듯 나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어두운 공간에서 재현하는 쑨지의 빛과 색은 매번 다른 콘셉트를 지니며 조금씩 다르게 발색된다. 빛은 하나의 물감이므로 어둠 속에서, 이미 존재하는 비가시성의 영역의 회화보다 더 무궁무진하게 표현이 가능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화이트 큐브와 일반 조명 아래, 현대미술은 좀처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로운 형식과 내용을 드러낸다. 이러한 자유분방함은 어두운 공간 그리고 특수 조명에서도 마찬가지임을 쑨지는 스스로 진화하는 작업을 통해 증명한다. 오랜 시간 지나치게 순수한 영역 안에서 작업돼 온 회화는 폭발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쑨지는 그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형식이 너무 분명하므로 지니는 작업의 한계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암실에서의 재현을 통해 다양하게 실험하며 일종의 일반화를 체득한 작가는 오히려 아트페어처럼 암실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전시에 한계를 토로한다. 그리고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0% 암전된 공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외선과 결합해 실체를 드러내는 회화를 시도하고 있다. 액자에 매립된 라인으로 된 조명을 제작, 화이트 큐브에서 레일 조명이 아닌 매립형 작업을 연출하는 등 말이다. 


쑨지는 예술 작품이 사람들의 관념을 환기시킬 수 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색다른 것에 낯설어 어색하면서도 동시에 그로부터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주제든, 형식이든, 모두 결합한 결과물로든 예술이 익숙하지 않고, 특색 있고, 언캐니하기까지 한 것을 표현할 때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문을 열기도 한다. 언제나 문을 열면 더한 놀라움이 우리 앞에 있다. ■

INSTALLATION VIEWS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