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ICTURES:SOUNDSCAPE 오택관개인전
2022.09.02~10.23
갤러리 아쉬 |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5-8 B1
(12:00-18:00 월, 화 휴관)
동결(凍結)된 순간, 해빙(解氷)의 공간
안유리(작가)
그는 캔버스 앞을 서성인다. 붙잡고 싶은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어릴적 자신의 방 창문사이로 새어 들어오던 굴절된 불빛, 그 빛이 그려낸 조각난 형상들.
숨을 고른다.
안과 밖의 풍경이 다르게 느껴졌던 시간. 눈에 담아내기에 빠르게 흩어진 기억들. 힘껏 숨을 토해 낸다.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채 흐릿하게 남은 점, 선, 그리고 리듬.
이제 그는 서서히, 하지만 힘찬 몸짓으로 몸의 기억들을 새겨넣는다. 붙잡는다. 잔상(殘像)은 형상(形狀)으로 오택관의 캔버스에 얼어붙었다.
오택관은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쉬지 않고 자신의 눈을 기억의 저장소로 사용했다.
작품제작 초기부터 현재까지, 그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것 사이의 공간을 탐색하고자 했다.
초기작 <Bird’s Eye View>를 살펴보면, 오택관 자신과 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일종의 ‘창’을 정면에 내세운다.
그것은 자신과 세계 사이의 거리감을 뚜렷이 드러낸다. 원근법으로 구성된 이미지 대신, 세상을 정면으로 보고자하는 열망과 한계, 저항과 다짐이 느껴진다. 어쩌면 그것은 작가 본인의 성정(性情)과 닮아있다.
작품 안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면서도 실은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다는 상황을 보여준다. 때문에 화면에 드러난 창은 캔버스 앞에 오택관 자신이 서 있다는 증표다.
그는 다시, 캔버스 앞을 서성인다. 보다 가까이,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대상을 향해 나아간다.
눈을 껌뻑일수록, 불빛도 빠르게 흩어진다. 자신이 붙잡고 싶었던 형상이 조각나있다.
자신 안에 분열된 감각들이 손끝으로 이동한다. 이미지는 계속해서 캔버스 밖으로 빠져나가려 애를 쓴다. 그는 자신이 서 있는 창밖으로 시선을 움직인다.
<Off the Map> 시리즈는 그러한 시도 속에 탄생한 작업이다. 숨기고 감추기보다, 작가 본인의 분열된 자아들을 캔버스라는 지도 위에 길을 잃은 모습 그대로 펼쳐놓는다.
하지만 그 역시도 보이지 않은 그리드(Grid) 위에 정렬된 모습으로 얹혀놓는다. 그는 보다 캔버스 안으로 안으로, 그러다 다시 밖으로 나와 파편의 조각들을 붙잡는다.
주로 영상을 다루는 내가 여기에 없는 시간과 공간의 ‘재생’을 위해 빛을 스크린에 ‘투사’한다면, 오택관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빛을 캔버스에 ‘붙잡아’둔다.
2015년부터, 오택관은 <그래픽쳐스(Graphictures)> 시리즈에 몰두한다. 멀리서 조망하는 시선에서 자신의 눈을 클로즈-업 하여,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과 현상, 소음과 움직임을 캔버스 위로 옮겨왔다.
이 시리즈들에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빠른 리듬이 캔버스 틀에 붙잡혀있는 인상을 받았다.
각 요소는 자유롭게 표면 위로, 춤을 추듯 붓질이 거침없이 가로질러도 그는 자신이 선택한 프레임으로 안전한 집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 집이 결코 한 자리에 머물고자 내린 영구적 닻이 아니며, 완결된 서사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눈이 여전히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기록의 산물이다.
실제로 작업량을 보면 알겠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쉴 새 없이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이전에 작업해둔 캔버스를 다시 꺼내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다.
2015년 개인전 ‘그래픽쳐스-흔적’에서 그는 대형 패널을 여러 개 이어붙인 하나의 거대한 회화를 선보였다. 이 작업을 계기로 그는 10년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2015년에 선보인 패널을 앞으로 10년 간 만나게 될 공간을 고려해 패널의 숫자와 크기 및 구성을 재배치하여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시말해 9개의 패널(1220x2440mm)은 정해진 공간을 이동하며 변모(變貌)한다.
그 이후 2017년 오택관 x 서윤정 2인전을 통해, 앞서 말한 10년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업을 선보였다.
전시 타이틀인 ‘Alter Space’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의 작업이 놓일 장소에 따라 일시적이지만 그곳만의 생명력을 담아 변화하는 회화를 구축했다.
이처럼 오택관의 작업은 점점 벽에서 공간으로, 평면에서 건축적으로, 동결(凍結)된 순간에서 해빙(解氷)의 공간으로 움직이고 있다.
건축과 회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안과 밖 그리고 내부(전시공간)에 쌓여지는 패널은 다시 건축적으로 구축된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로 2015년에 결성한 ‘오와김’ 활동을 꼽을 수 있다.
미디어 작가 김유석과 결성한 ‘오와김’은 2016년 대청호미술관에서 선보인 <흑백 물결>을 시작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주의 대청호를 주제로 삼아, 자연과 문명에 대한 두 작가의 시선을 회화와 미디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실험적으로 해석, 표현한 작업을 선보였다.
공간에 가득 찬 3x8m의 거대한 스크린은 물결처럼 일렁이며 움직였다.
오와김은 이동하는 스크린을 캔버스 혹은 순수한 자연으로 상정하여, 대청호를 둘러싼 이야기와 이미지를 80점의 벡터 드로잉을 제작하여 투명 아크릴판에 옮기고,
기계장치를 통해 스크린 주위를 360도 맴돌며 그 위에 그림자를 투사했다.
이전에 붙잡힌 듯 고정된 이미지들이 스크린이자 캔버스 위로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의 골조는 최근 2018년 우리미술관에서 전시된 <부두의 흔적>이란 영상 설치 작업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인천의 만석부두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상 설치작품은 3개의 와이드한 투명필름이 켜켜이 배치되어 영상과 함께 그의 드로잉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도 오와김에게 포착된 부두의 모습들은 투명한, 투사된, 겹쳐진이란 시각언어를 녹여내며 동결된 순간은 해빙을 맞이한다.
또한, 2017년 갤러리 초이에서 열린 오택관 X 마엘 라부시에르(프랑스) 2인전을 통해, 그의 작업은 외부적으로 표출되는 그리고 움직이는 형상을 드러낸다.
전시 ‘심플 액션’에서 오택관의 회화는 안전한 벽에서 뜯겨 나와 각기 다른 크기의 프레임을 안고 조각처럼 공간에 흩어졌다.
다시금 그가 공간과 리듬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초기의 작업이 한 장의 사진처럼 얼어붙은 Still image에 가까웠다면,
심플액션 작업은 회화 자체가 움직이는 연속된 이미지 조각 즉, 필름의 한 롤이 전시장 전체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였다.
2018년에 선보인 <오택관-Prounspace>를 통해, 각각의 이미지 요소들이 더욱 과감히 공간을 장악하고 새로운 시공간을 구축하는 인상을 준다.
밀폐된 6각형의 방 안 전 면에 반사체를 설치하여 중력을 거슬러 몰입하게되는 체험으로 이끈다.
작품 <Prounspace>를 준비하면서 오택관은 러시아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러시아 구축주의 운동의 핵심 인물인 엘 리시츠키(El Lissitzky)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엘 리시츠키 스스로 명명한 자신만의 회화 스타일인 ‘Proun’은, 평면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각 요소의 배치와 리듬에 따라 운동감이 느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오택관은 석사학위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스스로 정신적 범주의 시선을 화면 위에 물리적인 접촉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으며, 신체를 기준으로 근방으로 펼쳐지는 공간을 ‘국소적 공간’이라 부르고,
이에 대해 지도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국소적 공간이 그 부분으로서 자리매김되는 전체로서의 공간을 ‘전역적 공간’이라 부르기로 하겠다”.
이미 오래전, 그는 자신의 시선이 나아가는 방향과 자신을 둘러싼 공간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했고,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은 바로 건축적인 감각과 각 이미지 요소 간의 리듬이 충돌과 균형의 반복 속에서 태어난다는 점이다.
상정된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배반하고 그의 작품 속에서 다시 연결지으며 구축되는 세계,
따라서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형태의 회화에서 최근에 보여준 설치 작품들까지,
시선의 움직임 혹은 마주한 대상의 심리적 크기에 따라 형식과 매체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캔버스 앞을 서성인다. 나는 그에게 묻는다. 다음 작업의 방향은 무엇입니까? 조심스럽게 그는 대답한다.
“나는 다시 캔버스 앞에 서서, 아직 도착하지 않는 시간과 리듬을 기다리며 작업을 지속할 것이다”.
하나의 고정된 원형에서 파생된 결과 대신, 작가는 살아 움직이는 몸으로 매 순간 숨을 불어넣어 생명력을 품은 각각의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얼어붙고,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그의 작업은 고정된 채 안전한 나이 듦을 멈추고, 계속해서 태어나기를 갈망한다.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아온 회화가 오택관의 스튜디오에서는 여전히 젊다.
오택관, “분절된 자아의 감각확장에 대한 연구
- 본인작품 <Birds Eye View>와 <Off the Map> 연작을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
Grapictures_blue_41.5x32.5x6cm_캔버스 위에 아크릴_2022
Grapictures_green_41.5x32.5x6cm_캔버스 위에 아크릴_2022
Grapictures_red_34x24x6cm_캔버스 위에 아크릴_2022
<시간과 공간의 흔적 그리고 ‘나’>
신승오(페리지갤러리 디렉터)
오택관의 초기의 작업은 <BIRD’S EYE VIEW>시리즈로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는 대지의 풍경을 소재로 삼았었다.
이후의 작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리적 환경을 단순한 기호로 정리한 지도를 모티브로 한 <OFF THE MAP>작업으로 확장되어 나간다.
그리고 근래에 들어서 지속적으로 <그래픽쳐스>(그래픽과 픽쳐라는 영단어를 조합)라고 명명한 시리즈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이 새로운 시리즈는 편집디자이너로서 바라보던 화면과 공간을 분할하는 기초적인 조형성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한편으로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즉흥적인 붓질이 동시에 나타난다.
이로 인해 그의 작업은 다양한 의미로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이 한 화면 안에 서로 한 자리씩 자리잡고 균형을 유지하는 유기적이 작업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언급한 오택관의 작품들은 대부분 작가가 경험하는 주변의 대상으로부터 기인된 독특한 경험과 기억들이 축적되어 작가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는 작업들이다.
오택관은 자신의 작업 안에서 다양한 형태들을 보여주면서 작가 스스로 의미를 하나씩 부여하고 있지만,
사실은 작품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이야기는 결국 자신의 본성과 본질에 대한 인식과 성찰의 과정이자 결과물로서의 작업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작가가 세상을 지각하고 바라보는 그만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의 정리된 관점으로 다시 오택관의 작업들을 살펴보자. 먼저 그가 지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그가 초기의 그려낸 풍경들 그것은 단지 캔버스 위의 물감과 구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그가 경험한 새로운 구도가 돋보이는 이러한 상태에서는 무엇을 그려내는지 그 대상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중요하다.
그가 하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기하학적인 선들과 색으로 된 면들로 단순한 풍경들이다.
그 이후의 작업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은 지속적으로 나타나지만 초기의 작업에서부터 선과 면 그리고 색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특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작업의 주된 대상이다.
지도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대상의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기 위하여 기하학적인 선과 색 그리고 기호들로 구분되어 있다.
그것을 작가가 임의대로 쌓아나가면서 그가 바라보는 지도를 재구성 한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작가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을 선과 색 면들의 레이어들의 중첩들로 파악하며,
자신의 시각적인 경험을 중요시 여기고 이것들이 모든 작품들의 시작점이 된다. 이렇듯 오택관의 시선은 확실하다.
최근의 <그래픽쳐스>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레이어들이 구성되는 방식은 모두 작가의 기억에 머무는 다시 말하면 파편화되어 이미지들이 수집되어 있는 상태를 극대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작가가 컴퓨터 화면에서 구획을 나누고 다양한 요소들을 배치하여 디자인을 하듯이 작가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겹쳐지면서 한 화면을 구성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들은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며, 색 면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 작품 안에서 이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롭다.
특히 최근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많은 레이어들을 낱개의 판에 그려내고 그것들을 하나의 나무 틀에 무작위 적으로 여러 겹으로 겹치게 하는 소품작업이 이러한 그의 작업의 면모를 드러낸다.
가장 기본을 이루는 기하학적인 요소들을 바탕으로 하여 작위적으로 배치하고 레이어들과 색 면을 복잡하게 쌓아 나가는 작업 태도는 일면 복잡하게 엉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작업들은 사실은 매우 단순한 패턴들로 정리된다. 그것은 작가의 시각적 경험이 깊이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작업 방식에서 덕분에 공간성에 더 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시간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따라서 그의 작업에서 공간성과 시간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우선 먼저 결론을 내린다면 오택관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공간성과 시간성은 서로에게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공간성 보다는 오히려 시간성에 더욱 주목하고 싶은데,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그의 작업에서 시간은 선형적인 시간뿐만 아니라 비선형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성이 동시에 나타난다. 순환적인 시간은 낮, 밤, 계절, 바다의 파도와 조수, 달 모양의 변화 등 우주적인 것,
자연적인 것에서 오며, 선형적인 시간은 사회적 실천 즉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인간이 만든 인공의 것들은 모두 이런 시간의 범주에 포함 된다.
이렇게 우리는 순환적인 것과 선형적인 것의 대립적인 통일을 가져오는 타협이나 충돌을 야기하는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이러한 시간적 요소들로 활력이 넘친다. 또한 여기서 오택관이 사용하는 시간은 공간과 상호적으로 작용한다. 거기에 하나 더 작가의 주관적 세계관이 덧붙여진다.
그리고 이 세 개의 항은 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구별된 균형을 잡는 상태로 남는다.
이렇게 뒤섞인 균형 잡힌 시공간은 우리에게 묘한 친밀감과 동시에 이질감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이렇게 오택관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마치 요리의 재료와도 같이 적절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뒤섞는 방법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데에 능숙해 보인다.
이번에는 이제 그가 그려내는 시간과 공간의 세상의 본질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지금까지 살펴 본 오택관의 작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키워드로 분류되는
차원, 공간, 뉘앙스, 도시, 풍경, 즉흥성, 우연성, 추상성, 움직임, 그래픽, 중첩, 레이어, 겹, 평균점 같은 단어의 의미가 아니다.
그가 작품을 해오면서 처음부터 고민하였던 자신의 개인적 성향인 ‘순응하는 시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대한 작가의 태도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말하는 데로 많은 사람들 특히 시각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고 자극적인 시각이미지들을 경험하게 된다.
순수한 상태의 시각적 경험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와 대상물 사이에 무엇인가가 영향을 끼치는 제3의 것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는 나의 인식을 혼란케 만들며, 눈에 보이지 않는 틀에 자신을 가두어 버리게 된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소위 말하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업들은 더욱 더 영향력이 크다.
자신만의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에게 이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시각적 경험에 오히려 순응한다. 억지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기 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것을 찾고자 한다.
따라서 오택관의 작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행의 길이다.
지금까지 그의 작업들은 그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각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아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솔직한 시각을 스스로 ‘순응하는 시각’이라 말한다.
그가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는 나름의 방식은 작가의 쌓여가는 시각적 경험들이 그에게 남긴 많은 흔적들을 다시 실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의식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남겨진 시각적 경험의 흔적들을 다시 작품 안에서 쌓아 나가면서
이를 자신만의 흔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과 인식의 틀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이런 흔적들을 다시 재현하는 행위는 매우 중요한 작업의 태도가 된다.
결국 작가가 작업을 하는 행위에서 우선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그가 자연스럽게 필요에의 해서 행위하든, 자유의지로 행위하든 상관없이 자기 이미지의 현시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 속에서 자신의 잠재적인 자아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작업의 행위라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작업 방식들로 자신의 존재가 강렬해지고 이로 인해 따라오는 희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과정들을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천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택관의 작업은 단순하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며, 작가의 잠재적인 자아가 자유롭게 행위 하는 장(場)이다.
그리고 그는 작업을 통해서 계속해서 자신이 보고 느끼는 흔적들을 기록해 나갈 것이고, 그 흔적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흔적들을 남기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오택관 Otaekwan
01039055300
kkotk@naver.com
학력
2017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수료
2010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2006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 학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2 <<그래픽쳐스:사운드 스케이프>>, 갤러리 아쉬, 헤이리
2019 <<듀얼몽타지>>, 예술공간 서:로, 서울
2019 <<이 “미지”의 사각>>,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서울
2015 <<그래픽쳐스-흔적>>, CJAS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2012 <<그래픽쳐스>>, 갤러리온, 서울
2010 <<오프 더 맵>>, 덕원갤러리, 서울
2008 <<버즈 아이 뷰>>, 대안공간 눈, 수원
주요 단체전
2022 <<숨은세종찾기>>, 박연문화관, 세종
2022 <<행궁유람:행행행>>,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2022 <<미디어특별전:휴먼오딧세이>>, 천안시립미술관, 천안
2021 <<스퀘어스토어>>, 아트랩와산, 제주
2021 <<발전소:순환의 에너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화랑 제1,2전시실, 안산
2020 <<2020 대청호 환경미술 프로젝트- 움직이는 물>>, 대청호 미술관, 문의면 대청호 일원, 청주
2020 잇다스페이스 기획전 <<시간:공간:기억하다>>, 잇다스페이스, 인천
2020 <<고요한 도시의 봄>>, 오택관x박효빈, 솔밭공원역, 서울
2019 2019 융복합동향전 <<당신의하루를환영합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2018 <<독도미학>>, 세종문화예술회관 1전시실, 서울 / 주상하이한국문화원, 상하이, 중국
2018 <<시각의 재배치>>, 신미술관,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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