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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합판류_그들 각자의 음각

2017. 3. 25. SAT - 2017. 4. 30. SUN

 

매주 월, 화 휴관  / am 11:00 - pm 6:00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5-8 

(헤이리예술인마을 1652-191)

 

참여작가: 김유석, 신길수, 송희정, 아토드(ATOD), 장선아

ENDING EVENT: 2017. 4. 29. SAT PM 5:00

 

 

 

 

모작가의 음각

 

 어느 날 작가 모씨는 작업실이 점점 좁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간적으로 좀 더 쾌적한 방안을 찾아야만했다. 

그때 한 쪽 구석에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버릴 수 없었던 이것저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그 구석은 평소에도 잘 돌아보지 않는 곳이었다. ‘갈증의 사이드’ 그는 마음속으로 그곳을 그렇게 부르곤 했다. 하지만 그날은 이때다 싶었다. 

언젠가는 어떻게든 무엇으로도 처리하고 싶었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지고 온 것들이었다.

 

 작가 모씨는 내일모레 재활용 수거일에 맞추어 ‘갈증의 사이드’를 내다 놓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빈 병... 유리... 아니 플라스틱...목재...?” 이러한 의문을 자신에게 물어도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그렇다 ‘갈증의 사이드’는 재활용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이 없다. 

그는 가까운 관공서를 찾아가 어떤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퇴근 삼십분 전의 관공서 폐기물 담당 부서-

 

 작가 모씨는 20분을 기다린 끝에 담당자를 찾았다. 

민원 청구의 어떤 문서를 작성하고 다시 어느 부서로 가야 하는지 심의를 기다린 후 배정받은 시간은 빼고 말이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어떤 민원으로 오셨는지요?”

담당자가 친절하게 받아주었다. 

 

“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작업을 하는 작가인데, 작업 몇 개를 재활용 수거일에 맞추어 내다 놓으려 하는데, 어느 분류로 들어가나 해서 여쭈어 보려고요.”

 

“네, 그림 버리시려고요?”

 

“아니요, 버리는 것도 아니고, 그림이라기보다는...”

모작가는 말꼬리가 흐려져 갔다.

 

시계를 보고 다급한 듯 담당자가 말했다.

“그럼 그림의 재질이 뭐죠?”

 

“네, 에폭시에 아크릴 그리고 패브릭도 섞여 있고, 빠스빡뚜는 금강목이라고 해야 하나, 정말 어렵게 구한거긴 한데, 가끔 나는 향기가 정말 좋아요.”

 

“네...네모난가요? 폭이 십센티미터를 넘어가나요? 불에 타나요? 안타나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불에는 안 탈 것 같아요.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인데, 불에 탄다는 게 결국 산소를 받아들이는 거잖아요. 

저는 제 작품에서 산소를 빼내고 싶었어요. 다시 말해서 영원불멸의 예술성이랄까? 왜 오래 보관하려면 물기랑 공기를 쭉빼고 보관하듯이 말이에요?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었죠. 최대한 공기에 노출을 적게 하면서 5대의 가습기를 가동해서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며 작업했던 거지요. 

생각해보세요? 변함없는 가치의 예술을 지향하며 인간이 인간의 순간을 뛰어넘는 시도 그런거요!”

모작가는 다시금 심장이 뛰고 침이 말라갔다.

 

“....”

 

담당자는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 재깍거리는 시계소리에 최면에 깨어나듯 이야기했다.

“일단 ‘유사합판류’인 거 같고요, 불연성 폐기물이라 할증되어서 삼천원 주시고 이 스티커 붙여서 재활용말고 일반쓰레기 쪽에 버리세요. 감사합니다.” 

 

모작가는 스티커 10장을 손에 쥐고, 넘치는 갈증과 텁텁함을 비계가 두꺼운 삼겹살과 도수가 높은 소주로 달래기로 했다.  

 

 

 

글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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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합판류_그들 각자의 음각 김유석, 신길수, 송희정, 아토드, 장선아 2017. 3. 25 ~ 2017.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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