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nner Box展
2014.3.22~4.13
(am11:00-pm6:00/월요일 휴관)
갤러리아쉬 헤이리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5-8
(헤이리예술인마을 1652-191)
김은정,양현모,편지원
의미의 물고기가 없는 낚시터
잡혀지지가 않는다. 잡혀지지 않는 초조함은 문제의 시선을 나로 돌려놓는다.
낚싯대가, 찌가, 물이, 무엇하나 이상이 없지만 건져 올려지는 것은 없다.
그래 이곳에는 물고기가 없다. 그렇다면 물고기가 없는 사실을 알며 낚시를 계속하는 나는 무엇인가…
결과가 없음을 인식하는 가운데 행해지는 과정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문제는 원인은 처음부터 나였을 것이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의당 물고기가 잡힌다는 남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어떤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여 얻은 것일까…
나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나가보자. 예상된 결과를 기다리는 남의 사정들이 모여 만든 이론이 아닌, 과정이 결과인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자.
시작의 흐리터분함
연속되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무엇으로든 점을 찍고 획을 나누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만이 있을 뿐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을 만들어낸 그 모서리진 2진법적 습성은 시작의 기념 또한 만들어 냈다.
3월은 시작의 계절이다. 아니 시작을 기념하는 시기이다.
학교에선 시작과 끝을 알리는 세레모니가 이루어지고, 날은 점점 따뜻해져 설 푸른 기운들이 돋아난다.
하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선일뿐이다. 순이 돋는 봄이 시작일까? 씨가 맺히는 가을이 시작일까?
대학졸업을 포함하여 4번의 졸업식, 그리고 스무 번이 넘는 봄맞이 도돌이표를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수많은 시작을 경험한 것이다.
사실 시작은 마음으로 부터 출발한 새로움이 아닐는지…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가 바뀐 것이 아닌 그 해를 보며 새로움을 새기는 우리들 마음이 달라지는 듯.
그렇게 매일 매일이 시작이고 끝임을 삶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확연히 깨닫고 있다.
올해 학부를 졸업한 그들을 굳이 시작의 선에 놓였다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시작은 스스로 첫 마음을 품었던 그때, 이미 시작하였을 테니까.
여행에서 모험으로
약간의 불안감은 설레임 속에 녹아 기대로 부풀어진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닦여진 길 위를 걷기에 여행에 있어 돌발적인 상황은 많지 않다.
우연하고 새로운 일들이 있었도 그 정도가 큰 불안감을 준다던지 아니면 위험을 초래 한다면
우리는 여행을 다른 의미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에 반해 모험은 위험과 불안감을 극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유랑이라는 여행은 학생으로서 학교와 가정에서 살아온 삶과 닮아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표식과 보호 속에서 느꼈던 감정에서 새로움이 배양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여행에서 모험의 길로 들어선 모험가들이 보인다.
닦여진 길과 선명한 표식은 없지만 가야만하는 길이 있다.
뜻밖의 일들과 예상 밖의 것들은 그야말로 밖에 놓인 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어떠한 과정으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무엇을 향해 흘러갈지 결정한 그들.
여행을 마치고 모험을 떠날 그들의 몸은 가볍지 않지만, 향하는 마음은 더욱 가벼이 자유로워질 것이다.
스키너 상자 속 파블로프의 개
냄새가 흘러나온다. 입속에 침이 고이며 먹이에 대한 기대가 커져만 간다.
언제나 이 향기 속에서 먹이가 나왔었다. 머릿속의 생각보다도 몸이 먼저 침샘을 자극하고 있다.
길들여짐의 기억들은 이미 뇌리 속에 깊이 박혀 들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들처럼 먹이는 나오지 않았다.
당황스러운 느낌에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보지만... 무엇도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앞에 놓인 버튼을 눌러 보자.
지난 길들임을 잊고 앞에 놓인 버튼을 누르자. 뒤에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버튼을 힘껏 눌러 보자.
이 판단과 의지는 내 자유의 첫걸음이다.
“유기체는 스스로 의지를 지닌 자발적 존재이다”_스키너
글 김승환
김은정_백일몽 (Lost in a daydream)_acrylic, oil and conte on canvas_ 130.3x97.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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